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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농양 수술과정상의 과실 : 94가합75247 서울지방법원

주       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 취지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김영희에게 금 69,685,225원, 원고 정은선,정섭에게 각 금 51,456,817원, 원고 강복희에게 금 3,000,000원, 원고 정경화에게 금 1,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1994. 7. 13.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송달일까지는 연 5푼의,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이       유

1. 기초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3, 4호증, 갑 제15호증의 1 내지 5, 14, 16 내지 26, 86, 갑 제16호증(일부), 갑 제 17호증의 1 내지 18, 갑 제18호증의 1, 2, 갑 제 19 내지 21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1, 2, 을 제6, 7호증(원고는 위 을 제6,7호증의 각 작성일자가 개찬되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증인 박익성의 증언에 의하여 그 진성성립이 인정되는 을 제5, 8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정영화(일부), 박익성의 각 증언, 당원의 대한의학협회장(대한의사협회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에 일부 어긋나는 갑 제16호증의 일부 기재 및 증인 정영화의 일부 증언은 믿기 어려우며 달리 반증 없다.
  가. 소외 정영진은 뇌농양으로 피고 재단법인 천주교 서울 대교구 유지재단(이하 피고 법인이라 한다)이 운영하는 카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의정부 성모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에서 신경외과 과장(전문의)인 피고 김달수 및 피고 병원의사들로부터 진료를 받다가 사망한 자이고 위 정영진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원고 김영희는 처, 원고 정은선, 정섭은 자녀, 원고 강복희는 어머니, 원고 정경화는 그 형이다.
  나. 위 정영진은 약 18년전부터 만성중이염을 앓아 오다가 1994. 5. 4. 좌측이통, 두통과 청각장애, 어지러움 등을 호소하며 피고 병원 이비인후과를 찾아 진찰 받은 결과 왼쪽 귀의 만성중이염이라는 진단을 받아 통원치료를 받던 중 1994. 5. 6. 두통이 갑자기 심해지고 구토 등의 증세가 나타나자 20:30경 피고 병원 응급실을 찾았는바, 다음날(1994. 5. 7.) 실시한 뇌전산화단층촬영(CT) 검사 결과 만성중이염으로 인한 뇌농양으로 진단받고 뇌농양 절제술을 받기로 하여 같은 날 피고 병원에 입원하여 위 수술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다. 그러나 피고 김달수는 위 정영진의 입원 직후 그를 정밀진찰한 결과 뇌부종을 동반한 뇌농양의 초기단계로서 아직 피막이 형성되지 아니한 급성화농성뇌염으로 진단하고 일단 항생제 치료를 하면서 뇌전산화단층촬영검사를 통해 경과관찰을 하여 항생제 치료결과 뇌부종이 가라앉고 피막이 형성되면 그때에 뇌농양절제수술을 하기로 하고 그 무렵 이와 같은 위 정영진의 증상, 예후, 치료방법 등을 위 정영진 및 그 가족들에게 설명하여 위 수술에 대비한 수술동의서를 받았고, 그때부터 약 6주간 항생제 투여를 하면서 경과관찰을 하였던바, 같은 해 6. 16. 실시한 전산화단층촬영검사결과 뇌농양의 피막이 완전히 형성되지는 아니하였으나 뇌부종이 현저히 가라앉은 상태로 확인되었고 위 정영진의 자각증상인 두통도 사라지는 등 경과가 호전되자 피고 김달수는 위 정영진에 대해서 외래로 항생제치료를 계속하면서 경과관찰을 하고, 뇌농양의 피막 형성이 확인되면 다시 입원, 수술하기로 하여 다음날인 6. 17. 위 정영진에게 이와 같은 치료계획을 알려주고 두통, 구토, 발열 등 뇌농양의 악화가능성을 시사하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내원할 것을 지시하는 한편 일주일분의 내복약을 처방하여 퇴원하게 하였다.
  라. 위 정영진은 퇴원 후 1주일이 경과된 같은 해 6. 24. 피고 병원에 내원하여 피고 김달수의 진료를 받고 다시 1주일분의 내복약을 처방 받고 귀가하여 이를 계속 복용하던 중 같은 해 6. 28.경부터 두통과 함께 의식이 감소하고 발열증상이 나타나며 같은 해 6. 30. 07:00경부터는 구토, 보행장애 및 의식혼미 증상이 나타나자 같은 날 08:00경 피고 병원 응급실로 내원하여 피고 김달수의 진료를 받게 되었는바, 위 피고는 위 정영진에 대해 뇌전산화단층촬영검사를 실시한 결과 뇌농양 주위에 심한 뇌부종이 발생하여 뇌압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같은 날 11:30경 중환자실에 입원시켜 강한 항생제(3세대세파, 반포마이신) 및 뇌압강하제(만니톨) 등의 약물투여를 한 결과 위 정영진은 그의 두통이 감소하고 의식이 일단 회복됨에 따라 다음날(1994. 7. 1.) 중환자실에서 입원실로 옮겨져 항생제 및 뇌압강하제 등 약물치료를 받으며 경과관찰을 받던 중 1994. 7. 9. 05:45경 갑자기 의식을 상실하고 동공이 확대되며 호흡곤란증세를 보이는 등 증세가 악화되었는바, 당직의사인 신경외과 전공의(3년차) 소외 박익성은 위 정영진에 대해 즉시 삽관하여 기계호흡을 실시하는 한편 그의 증상이 급격한 뇌압상승에 따른 뇌탈출에 기인한 것으로 진단하고 뇌압강하제를 투여하자 위 정영진의 호흡은 일단 안정되었으나 의식은 회복하지 못하였고, 위 박익성으로부터 위 사실을 보고 받은 피고 김달수는 위 정영진의 증세를 살펴본 후 계속적인 뇌압 상승을 방치하면 2, 3시간안에 생명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고 그뇌농양의 피막이 완전히 형성되지는 않았지만 뇌농양흡인술이라는 외과적 처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여 즉시 위 수술을 하기로 하였다.
  마. 이에 피고 김달수와 위 박익성은 위 정영진의 가족들에게 환자인 위 정영진의 위급한 증상과 응급수술의 불가피성을 설명하여 위 뇌농양흡인술에 대한 구두승낙을 받은 다음 08:30경부터 수술을 시작하여 그의 왼쪽 측두엽부위에 피부를 절개한 다음 뇌경막을 십자모양으로 절개하자 뇌가 밀려 나왔고, 튜브를 3cm가량 밀어넣자 악취를 동반한 농(고름)이 배출되었으며, 이에 수술 부위를 항생제로 세척한 후 수술부위를 봉합하여 11:00 전에 수술을 마쳤는데 수술직후 뇌전산화단층촬영검사를 실시한 결과 농양은 모두 제거되었으나 왼쪽 뇌가 심하게 부어 올라 있어 뇌압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즉시 뇌압강하를 위한 뇌실배액술을 시행하기로 하고, 위 박익성은 위 정영진의 가족들인 원고 김영희, 정경화 및 그 형인 소외 정영화에게 위 정영진의 증상과 위 뇌실배액술의 필요성 및 위 수술 후에도 환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설명을 하여 위 원고 등으로부터 서면에 의한 수술신청을 받은 다음 즉시 위 병원 신경외과 부과장인 소외 황성일과 함께 위 정영진에 대해 뇌실배액수술을 시행하였으나 위 정영진은 그 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1994. 7. 12.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다음날인 1994. 7. 13. 05:35 뇌농양, 뇌부종에 의한 뇌연수마비로 사망하였다.
  바. 뇌농양은 중이염 등에 의하여 뇌실질이 각종 세균, 진균, 기생충 등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국한된 화농성질환으로서 뇌조직을 파괴하고 뇌부종을 동반하여 두개강내압(뇌압)을 상승시키며 국소성 신경학적 장애를 초래하는바, 주 증상은 구토와 두통, 간질발작, 발열 등으로 나타나고 그 진단방법으로는 뇌전산화단층촬영검사가 가장 효과적이며, 치료방법은 배농(排膿) 및 항생제치료가 원칙이나 뇌농양의 초기인 급성화농성뇌염 단계에서는 항생제치료만으로도 완치될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뇌농양을 둘러싼 피막이 잘 형성되기 전의 상태 등에서는 뇌수술이 신경손상, 뇌부종 및 뇌염증을 더 악화시킬 위험성이 있으므로 이를 피하고 항생제치료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항생제를 투여하는 경우 4 주 내지 8주간 계속 투약하면서 치료경과를 알기 위하여 약 2주 간격으로 뇌전산화단층촬영을 시행하여 치료효과를 평가하는데 한편 뇌농양으로 뇌압이 상승하면 생명이 위험하므로 이러한 경우 뇌압강하제를 투여하나 이러한 투약에도 불구하고 뇌압이 계속 상승하여 생명이 위험하게 되면 뇌농양의 성숙단계와 관계없이 외과적 수술(뇌농양 배농술, 흡인술 또는 절제술)치료가 불가피하고, 환자가 완전히 혼수상태에 빠진 후에 수술하면 환자의 50%이상이 사망하게 되며 전체적으로 뇌농양 환자의 사망률은 30%에 이른다.

2.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서, 피고 김달수 및 피고 병원의사들은 위 정영진을 진료함에 있어 다음과 같은 진료상의 과실 또는 잘못을 범하여 위 정영진으로 하여금 사망하게 하였으므로 피고 김달수 및 위 피고 등 진료의사들의 사용자인 피고 법인은 상호 연대하여 원고들에게 위 의료사고로 인하여 위 정영진 및 원고들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가. 원고들은 먼저, 위 정영진은 1994. 5. 4. 뇌농양의 초기단계인 급성화농성 뇌염증세로서 두통을 호소하면서 피고 병원을 찾아 진찰받았으나 피고 병원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위 정영진의 증세를 만성 중이염(유양돌기염)으로 오진하고 뇌농양진단을 하지 못하였으며 그로부터 3일 후인 1994. 5. 7.에야 비로소 뇌전산화단층촬영검사를 한 결과 뇌농양초기(급성화농성)단계라는 것을 뒤늦게 진단하였는바, 위 5. 4.에 뇌농양초기단계임을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항생제치료를 하였더라면 위 정영진의 뇌농양은 완치될 수 있었므로 위 병원 의사들에게 오진 또는 뒤늦은 진단의 과실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에서 본 피고 병원에서의 진료경위에 비추어 볼 때, 피고 병원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위 정영진에 대한 첫 진찰결과 우선 만성중이염만 진단해 냈다 하여 이를 오진이라 할 수 없고, 또한 그 후 3일만에 뇌전산화단층촬영검사결과 뇌농양초기증세임을 진단한 피고 병원 의사들에게 이를 뒤늦게 진단한 과실이 있다 할 수 없으며 달리 피고 병원 의사들의 오진이나 뒤늦은 진단의 과실이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할 것이다.
  나. 원고들은 또한, 피고 김달수는 1994. 5. 6.부터 피고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던 위 정영진의 병세를 오판하고 위 정영진에게 퇴원을 권유하여 1994. 6. 17. 퇴원하게 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적절한 치료시기 또는 기회를 상실하여 사망에 이르게하였다고 주장하나 앞에서 인정한 뇌농양에 대한 일반적인 치료방법이나 의학수준에 비추어 볼 때 위 피고가 위 인정과 같이 위 정영진의 뇌농양의 피막이 완전히 형성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뇌수술을 시행할 수 없어 일단 퇴원을 하여 통원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계속 관찰하여 뇌농양의 피막이 형성되면 그 때 다시 입원 수술하기로 하고 1994. 6. 17. 위 정영진을 일단 퇴원시키면서 일주일 단위로 내복약을 처방해 주고, 뇌농양의 악화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내원하도록 지시한 것이 잘못된 것이라거나 위 정영진으로 하여금 적절한 치료의 시기 또는 기회를 상실하게 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할 것이다.
  다. 원고들은 다시, 피고 김달수 등 피고 병원 진료의사들은 위 정영진에게 항생제, 뇌압강하제(만니톨) 및 부신피질호르몬(스테로이드)제 등을 투여함에 있어 체계적이고도 안정된 치료대책 없이 임시방편으로 대량의 항생제 및 뇌압강하제를 무분별하게 투여하였고, 위 뇌농양배농수술 당시 농양균주에 맞는 정확한 항생제를 선택하고 그 주입량과 주입속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등의 주의조치 없이 임기응변으로 대량의 항생제를 집중투약함으로써 급격한 뇌압상승에 따른 뇌탈출을 야기하였으며, 위 정영진의 병세가 급격히 악화된 1994. 7. 9. 06:00경 혈압강하제를 그 부작용에 대한 고려 없이 다급하게 대량(300cc) 투여하였고, 부신피질호르몬 투여시에도 국소적, 전신적 감염의 위험 등 부작용을 간과함으로써 결국 위 정영진의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갑 제16호증의 일부 기재 및 증인 정영화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위 병원 진료의사들이 위 약제들을 무분별하게 과도한 양을 투여하거나 다급하게 투여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할 것이다.
  라. 원고들은 또, 피고 김달수를 비롯한 피고 병원 진료의사들은 위 정영진에 대한 측뇌실천자(측두엽절제)술을 시행할 경우 뇌탈출의 위험이 있음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무리하게 위 수술을 시행함으로써 위 정영진으로 하여금 급격한 뇌압상승에 따른 뇌탈출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갑 제17호증의 12, 13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김달수 등이 위 정영진에 대한 측두엽을 절개하고 뇌경막을 십자절개하자 뇌가 밀려 나온 사실은 이를 인정할 수 있으나 당시 위 정영진은 급격한 뇌압상승으로 위와 같은 수술을 통한 뇌농양흡인술을 시행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2, 3시간 내에 죽을 위험이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점에 비추어 위 김달수 등의 측두엽절개를 통한 뇌농양흡인술이 잘못된 것이라 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할 것이다.
(원고들은 그 밖에도 위 정영진에게 시행된 뇌농양흡인술 및 뇌실배액술은 고도로 숙련된 전문의가 참여하여 시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문의인 피고 김달수는 뚜렷한 이유 없이 이에 불참하여 부실한 수술이 되게 함으로써 위 정영진의 사망의 원인을 제공하였을 뿐 아니라 위 1994. 7. 9.의 1차수술(농양흡인수술)은 위 정영진 또는 원고들의 수술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시행하고 2차수술(뇌실배액술)을 시행함에 있어서도 그 수술에 관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아니하였으며 그 전인 1994. 6. 17. 퇴원당시에도 환자의 주의사항에 대해 설명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나 이는 앞에서 인정한 사실에 반대되는 것이고, 원고들은 또한 위 정영진에 대한 진료기록(갑 제17호증의 1)의 일부가 변조되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고,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9조, 제93조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